1622년경에 지어진 《어우야담(於于野譚)》에는 잡상을 십신(十神)이라고 하여 이름이 순서별로 구체적으로 나와있다. 1920년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상와도(像瓦圖)〉에도 잡상 그림과 명칭이 나온다. 종류는 같으나 순서만 다르다. 조선시대 건축준공보고서인 《창덕궁수리도감의궤》(1647)에서는 잡상 명칭으로 손행자(孫行者), 손행자매(孫行者妹), 준견(蹲犬), 준구(蹲狗), 마룡(瑪龍), 산화승(山化僧), 악구(惡口) 등 《어우야담》이나 〈상와도〉와는 다른 이름들이 보인다. 잡상에서 《서유기》에 등장하는 삼장법사와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등의 이름이 등장하는 것은 후대의 일로 추정된다. 그 의미도 처음에는 길상과 수양의 의미였다가 차츰 화마를 제압한다는 벽사의 의미로 바뀌어갔다고 할 수 있다. 〈상와도〉나 《어우야담》의 잡상 순서는 건물에 올라가는 순서이기도 하지만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열 개의 잡상들은 각기 특성이 있어서 역할이 달랐을 것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