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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균형발전 역행 대광법 무엇이 문제인가] (상) 전북의 현실
특별자치도로 올해 초 출범한 전북이 ‘특별자치’라고 평가할만한 성과 도출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자치의 기본이 되는 교통정책 마저 다른 광역자치단체와 비교해 차별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은 단순히 도에서 분리되어 독자적인 광역자치단체를 구성한 대도시가 없다는 이유로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의 대상 지역에 제외됐기 때문이다.
전북·광주·전남 '경제동맹 시대' 연다
전북특별자치도, 광주광역시, 전라남도 3개 시·도가 '경제동맹'을 선언했다. 4일 정읍 JB금융그룹 아우름캠퍼스에서 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와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제12회 호남권 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 
전북자치도, 산·학 손잡고 ICT 혁신인재 키운다
전북특별자치도가 정보통신기술 분야 석·박사급 혁신인재 양성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4일 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지원하는‘지역지능화혁신인재양성’ 사업에 전북대학교컨소시엄이 최종 선정됐다. 
남원 통장 선거 '논란'…주민 갈등 심화
남원시 한 마을에서 최근 실시된 통장선거를 놓고 주민들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통장 선거가 지자체 조례를 어긴 부정선거였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마을 동장이 주민 간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괜한 갈등만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관영 도지사 ‘제2혁신도시 익산 유치’ 공약 번복 논란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철석같이 약속했던 ‘제2혁신도시 익산 유치’ 공약을 번복하는 뉘앙스의 발언을 해 논란이다. 지방선거 당시 핵심 공약이었고 당선 이후에도 수차례에 걸쳐 공식적으로 추진을 약속했던 사안을 두고 이제 와서 별도의 심의위원회를 꾸려 결정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인데, 익산시민을 우롱한 처사이며 오히려 도내 시군 경쟁을 격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주페이퍼 19세 청년 의문사...유족 '단식투쟁'
전주페이퍼에서 근무하다 숨진 19세 청년의 유족들이 무기한 단식투쟁을 시작했다. 유족과 민주노총 전북본부 등은 4일 전주시 팔복동 전주페이퍼 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9살짜리 어린 아들을 잃은 엄마의 마음보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회사 대표이사의 공식적인 발언 자체가 유가족에 대한 모독이다”며 “회사는 처음에는 말로만 사과하겠다 발표해놓고 면담 과정에서 유가족분들과 시민단체들에게 ‘불쾌하다’, ‘억울하다’, ‘유가족이 일을 키운 거다’, ‘무슨 사과를 더 하라는 거냐’ 등 고인과 유가족을 모독하는 발언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직장 눈치보여 육아휴직 하기 힘들다"
매년 전북 육아휴직·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육아지원제도) 관련 이용자 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해당 제도에 대한 직장 내 분위기는 여전히 보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전북연구원이 발표한 '전라북도 일·생활 균형 근로환경 조성을 위한 정책지원 방안'에 따르면 전북지역 육아휴직 이용자 수는 2020년 4750명, 2021년 5361명, 2022년 5762명이다. 
전주 미산초, 에코시티로 이전 확정… 2028년 개교
전주 전미동에 위치한 미산초등학교가 에코시티(송천동)로 이전한다. 전주교육지원청은 전주 미산초 이전과 분교장 운영을 위한 학생·학부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78.4% 찬성으로 집계됐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 선거인 수는 학생 45명, 학부모 32명으로 전날 실시된 찬반투표에는 학생 전원, 학부모 29명이 참여했다. 
전북 올해 6월 역대 가장 뜨거웠다
전북의 올해 6월은 한 달 평균 최고기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일 최고기온 경신지역이 속출하는가 하면, 폭염 일수도 평년보다 6배이상 늘어나는 등 역대 가장 뜨거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전주기상지청의 ‘2024년 6월 전북특별자치도 기후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북지역의 6월 평균 최고기온은 28.4도로 기상관측망을 전국적으로 확충한 1973년 이후 가장 높았다. 
정읍천 ‘미로분수’ 이달부터 운영⋯새로운 볼거리 기대
정읍시가 민선8기 공약으로 추진한 정읍천 핫플레이스 조성 사업 중 '미로분수' 조성 공사가 마무리단계로 이달부터 오는 10월 27일까지 멋진 야경을 선보일 전망이다. 미로분수는 정읍천 둔치(시기동 225-3 일원)에 조성한 복합형 바닥분수로 음악분수, 물놀이, 거울 연못 등 조명과 음악을 연계했다. 

오피니언

비상한 각오로 집단급식소 위생관리를

남원지역 15개 초·중·고교에서 지난 2일 식중독 의심 환자가 무려 160여명이나 발생했다. 이들 학교에서는 학생은 물론, 교직원들까지 구토, 발열, 설사, 복통 등의 식중독 의심증세를 보였다. 환자가 집단 발생한 이들 학교에서는 이날 모두 점심 급식이 이뤄졌는데 일부 업체로부터 같은 식재료를 납품받았다고 한다. 환자나 급식 및 조리 기구에서 검체를 채취해 전북도 보건환경연구원에 정밀 검사를 의뢰하는 한편, 일단 학교 급식을 잠정 중단하고 단축 수업을 하는 등 임시조치에 나섰다. 특정 업체가 납품한 식재료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본격적인 장마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소화기 장애는 늘 우리주위에서 맴돌고 있다. 오염된 물이나 각종 식품을 섭취해 발생하는 수인성·식품 매개 감염병은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개인위생 관리는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 수인성·식품 매개 감염병 집단발생은 여름철에 급증하는 현상을 보인다. 장마로 인해 높은 습도가 지속되고 집중 호우로 침수가 생기는 등 위생환경이 취약해지면 각종 오염균이 쉽게 증식되고 감염병이 발생하는것은 하나의 상식에 속한다. 단지 오염된 물과 음식물을 직접 섭취해서만 문제가 생기는게 아니다. 환자와의 직·간접 접촉, 파리 등 위생곤충에 의해 세균이 옮겨져 수인성·식품 매개 감염병이 발생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병원성 미생물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섭취할 경우 구토,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수인성·식품 매개 감염병에는 장티푸스, 세균성이질,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과 같은 제2급 감염병과 제3급 감염병인 비브리오패혈증 등이 대표적이다. 식당, 집단 급식소는 물론 개인들도 철저한 위생관리를 해야만 한다. 특히 음식점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3년이 넘었으나 아직도 일부 식당·카페 등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가게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시민들의 위생관념은 과거와는 비할 수 없이 향상됐다. 하지만 여름철 식품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만큼 더욱 비상한 각오로 나서야 한다. 선진사회는 그냥 되는게 아니다. 무더운 여름철 철저한 위생관리 하나만 봐도 그 사회의 수준을 익히 짐작할 수 있다.

사설

여성 기업인 지역경제 중추 역할 기대한다

전북지역 여성 기업인들의 모임인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전북지회’가 창립 25주년을 맞아 지난 3일 기념식을 열었다. ‘제3회 여성기업주간’에 맞춘 행사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전북지회는 여성기업의 경영활동 지원과 활성화를 위해 1999년 창립해 현재 257개 기업이 가입돼 있다. 사회 전반에서 여성의 활약이 커지면서 여성기업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여성 창업도 늘고 있다. 지난 1990년대 말 정부가 외환위기 극복의 일환으로 창업 활성화 정책을 쏟아내면서 여성기업의 수도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아직도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다수를 남성 경영인들이 책임지고 있지만, 여성 기업인들도 이제 우리 경제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그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저출산·고령화로 경제활동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여성기업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면서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또 여성기업은 경제 영역에서 남녀의 실직적인 평등을 통해 사회적 포용성과 다양성을 높이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지난 1999년 제정된 ‘여성기업 지원에 관한 법률’을 토대로 정부와 각 지자체가 다방면에서 여성기업 육성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에서도 여성기업주간 행사, 리더십스쿨 지원, 여성CEO 경영연수, 여성기업 제품 우선구매, 판로 개척 지원 등을 통해 지역 여성기업의 역량 강화를 꾀하고 있다. 국내에서 여성기업이 전체 기업의 40% 이상을 차지하면서 여성기업의 경제적·사회적 역할과 그 중요성이 한층 커졌다. 그런 만큼 여성 기업인들도 이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정책에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지원 확대만을 요구하기보다는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세계시장 진출 확대에 노력해야 한다. 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도 더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아울러 지자체에서도 기존의 지원 방식을 고수하기보다는 여성친화적 기업문화 확산에 노력하면서 여성기업이 새로운 성장엔진을 달 수 있도록 글로벌 진출 확대를 위한 정책 발굴에 힘써야 할 것이다. 지역에 혁신적인 여성기업이 탄생하고 착실하게 성장해 전북경제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해내길 기대한다.

사설

민심과 당심 사이의 자치단체장

4년 임기의 반환점을 돈 자치단체장의 성적표가 속속 발표되면서 관심을 끌었다. 그중 김관영 지사의 도민 평가가 주목받는 상황에서 이를 반영한 여론조사 결과가 눈에 띈다. 대체로 평가가 긍정적인 가운데 그의 재선과 관련해 투표 의향을 물었는데 찬반 입장이 비슷하게 나와 해석이 분분했다. 취임 이후 줄곧 기업 유치의 견인차 역할을 자임하고 불철주야 뛰고 있는데 이런 노력들이 도민들 피부에 와 닿지 않았다는 것. 그러면서 그가 이뤄낸 기업 유치 성과에도 응답자들은 아직 기대치에 못 미친다며 더욱 분발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자리 창출을 위한 그의 전방위적 발품 행정은 입소문을 타고 도민 57%가 도정 운영을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도 그럴것이 기업 유치와 청년 취업을 시급한 현안 1순위로 꼽은 게 이를 웅변한다. 김 지사의 도정 핵심 기조와도 일맥상통하고 가장 공 들이는 관심사이기도 하다. 그런데 미래 성장동력을 포석에 두고 출범시킨 특별자치도에 대해 도민 61%가 이전의 삶과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다며 부정적 반응을 나타냈다. 전주 KBS의 이번 여론조사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이며, 도민들의 무기력한 지역 정서가 얼마나 뿌리깊은지 여실히 보여줬다. 도지사 소통 능력 또한 긍정 답변이 50%를 넘겼지만 부정 평가도 30% 이상인 점을 눈여겨 봐야 한다. 일반적 현실 인식과는 달리 여론조사, 투표 결과가 예상을 빗나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야당 압승으로 끝난 4월 총선도 비슷한 케이스다. 그런 기류의 연장선상에서 침묵하는 다수의 민심 동향을 파악할 수 없기에 단체장들은 여론에 더 민감한 편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당장 눈앞에 닥친 지역 소멸 위기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기업 유치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김 지사가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제 활성화에 방점을 둔 것과 맥락이 같다. 현장에서 만나는 기업인들은 악조건에도 전북 투자를 고민하면서 김 지사에게 뜬금없이 재선 여부를 묻는다고 한다. 우리가 당신을 믿고 투자할 수 있게 믿음을 달라는 얘기다. 도지사는 당선 여부는 모르겠으나 재선 도전은 분명히 악속한다며 그들을 설득한다고 한다. 어찌 보면 기업 유치가 만병통치약 이라고 할 만큼 지역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상당하다. 물론 투자 환경도 중요하지만 자치단체장 역량에 좌우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살아남기 위한 숨가쁜 경쟁이 펼쳐지는 일선의 역동적 움직임과는 달리 정당에선 이들에게 줄 세우기식 당심을 강요해 시선이 곱지 않다. 최근 민주당이 도입한 경선 선호투표제 등은 현역에 불리하다는 여론이다. 기득권에만 집착한 나머지 권리당원 입김만 세게 만든 것도 이 때문이다. 민생 현안 해결에 눈코 뜰 새 없는 자치단체장을 뒷받침하기는커녕 거꾸로 공천을 무기로 족쇄를 채우려는 발상은 시대착오적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오목대

우리는 희망의 불씨를 보았다

서울의 한복판에서 열린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에는 여느 해와 달리 인파가 몰렸다. 전시장에 입장하려는 인파가 통로를 메운 채 이동하는 광경은 진풍경이었다. 전시장 입장에만 한 시간 넘게 소요되었다. 출판사 부스마다 저자 강연을 마련하고, 전문가가 나서서 책 추천도 하고, 저자 서명 같은 행사 등으로 독자의 관심을 끈다. 출판사 부스를 순례하는 젊은이들을 보며 벅찬 감정을 느낀 건 나뿐만이 아닐 테다. 이토록 많은 독자들을 마주하며 고무된 한 출판인은 출판사는 좋은 책 내는 데만 집중하면 된다, 면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우리나라 성인 독서율이 낮다고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해마다 수천군데의 출판사에서 8만여 종의 신간을 쏟아내는데, 1년 동안 책을 1권도 안 읽는 우리나라 성인은 10명 중 6명이라고 한다. 책을 읽지 않으면 가용 어휘의 양이 줄고, 복잡한 사유를 할 능력이 사라지며, 뇌의 인지 능력도 감소된다. 왜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는가? 시간이 없다, 책값이 비싸다, 좋은 책이 드물다, 같은 다양한 이유를 댄다. 책을 멀리 하는 사정도 제각각이다. 우리에게 ‘읽는 뇌’의 경이로운 여정을 알린 이는 인지신경과학자인 매리언 울프라는 사람이다. 울프는 독서가 선천적인 능력이 아니라고 단정한다. 반복적인 독서 경험을 통해 읽는 능력, 즉 공감하고 이해하는 문해력, 추론, 사색과 성찰을 위한 지력을 키워야만 한다는 뜻이다. 독서란 학습과 훈련을 통해 체득해야만 하는 생존 기술 중 하나다. 독서는 인지적 프로세스 전체를 포괄하는 활동이고, 뇌에 생물학적, 지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촉매제다. 인류는 독서 능력을 체득하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인류는 책 읽는 능력을 갖춘 뒤 놀라울 지력을 갖춘 존재로 진화한다. 두말 할 필요도 없이 독서는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다. ‘그 발명품을 통해 인간은 뇌 조직을 재편성했고 그렇게 재편성된 뇌는 인간의 사고 능력을 확장했으며 그것이 결국 인지 발달을 바꿔놓았다’.(매리언 울프 ‘프루스트와 오징어’) 내 뇌가 읽기 능력을 갖춘 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에 출현한 지 30만년이 흘렀다. 30만년의 끄트머리에서 문자가 나오고 책이 나올 때까지 인류는 문자나 책 없는 살았다. 인류가 점토판, 거북의 등껍질, 바위, 양피지, 파피루스, 죽간 등에 문자롤 기록한 건 겨우 6천년 전이고, 책은 그보다 한참 뒤에 출현한다. 원시인의 뇌에는 독서를 할 조건이 형성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수세기에 걸쳐 책과 친해지는 과정을 거치고 읽는 학습을 반복하면서 인류의 뇌에는 책을 읽는 회로와 배선이 만들어졌다. 문자를 발명해내 읽기에의 걸음마를 시작한 수메르인 이후 쿠덴베르크 활자가 발명된 하는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기까지 인류는 ‘읽는 뇌’를 만드는데 장구한 세월을 보낸다. 인류는 진화 과정을 거치며 뇌에는 큰 혁신과 변화가 일어났다. 하지만 지금은 책 읽는 뇌의 시대에서 이미 디지털 뇌로 전환하는 징후들이 나타난다. ‘매일 디지털 화면이 제공하는 무수히 많은 정보 속에서 우리는 하나의 폭발적인 정보에서 또 다른 정보로 이동한다’.(매리언 울프 ‘프루스트와 오징어’) 책을 읽고 사색하는 대신 디지털 기기에서 검색하며 정보를 손에 넣는 동안 우리의 뇌에서는 깊은 독서와 사색 능력을 강제로 삭제당하는 중이다. 책이란 문자로 엮인 생각의 뭉치, 사유의 덩어리, 혹은 서사의 집적체이다. 인류는 책과 친해지고 ‘읽는 뇌’를 도약대 삼아 놀라운 진화상의 성과를 거둔다. 인류가 책과 담을 쌓고 멀어진 뒤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바뀔까? 그 미래가 낙관적일 것 같지는 않다. 진짜 위기는 위기가 위기임을 모르는 데서 시작한다. 출판업은 지식을 생산하고 그 역량의 키우는 산업이다. 지금 출판업은 위기다! 만년 적자에 빠진 출판업의 위기는 서점과 인쇄소의 연쇄 도산으로 이어진다. 우리는 이 위기를 넘어설 수 있을까?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은 젊은이들로 문전성시를 이룬 건 작은 희망의 불씨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장석주 시인

금요칼럼

전전긍긍하지 않는 삶을 위하여

다시 정읍에서 삶을 꾸려온 지 올해로 만 5년이 되었다. 열다섯에 떠나 서른다섯에 돌아왔으니 20년 만이다. 정읍은 그간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점이 서넛 생긴 것 말고는 어린 시절과 별반 다르지 않은 시내 풍경을 보며 근근이 명맥을 이어온 옛 도시의 모습을 본다. 오히려 쇠락한 느낌도 지울 수 없다. 나는 왜 이곳으로 돌아왔을까. 아무것도 명확히 하지 않은 채로 귀향을 결심했지만 한 가지는 명확했다. 전전긍긍하지 않는 삶을 위해서. 5년이 지난 지금 좌충우돌 끝에 이제야 땅에 발이 닿은 기분이 든다. 무엇이든 내가 선택하기만 한다면 내 것이 될 줄 알았던 시기에는 더 많은 기회가 있는 곳에서 살고 싶었다. 그런데 기회가 있는 곳 에서는 공부를 할 때에도, 돈을 벌 때에도 돈과 시간과 노력 등등을 쏟아부어야만 했고, 가족을 이루어 선택과 집중을 통한 안정감이 겨우 생겨날 즈음에는 출산과 육아라는 인생 최대의 고비가 찾아왔다. 나와 남편은 아이와 같이 행복하게 지내고 싶었고 전과 같은 방식으로는 그것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나누었다. 우리가 가진 것으로 과연 원하는 만큼의 행복을 구할 수 있을까, 의심스러웠다. 분명한 건 돈이건 시간이건 더 가져야 했고, 가지지 못하면 불안할 것이었다. 우리가 그간 얻은 것을 구하던 방식으로는 평생 그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이루어도 부족한 삶. 발을 동동 구르며 잠을 이루지 못하는 불안을 안고 전전긍긍하는 삶은 애초부터 시작하고 싶지 않았다. 누구누구의 딸이 아닌 내 이름으로 살고 싶어 떠났던 고향이었다. 돌아와서 보아도 여전히 누구누구의 딸로 살아야 할 것 같았지만 이상하게도 그때는 어디서건 내 이름으로 살아갈 수 있겠다 하는 묘한 자신감이 있었던 것 같다. 무엇을 해야지, 정한 바도 없이 덜컥 삶의 장소와 방식을 바꾸고자 했으니 분명 앞길이 캄캄했지만 불안함을 안고 살지는 않을 것 같은 믿음이 있었다. 나와 남편이 그동안 공부하며 일하며 얻은 것들은 여기 어딘가에서 분명히 쓰임새가 있으리라 생각하면서. 다행히도 나와 남편은 그간 쏟은 노력의 결과물들로 가족을 건사하며 지낼 수 있었다. 이름을 걸지 않으면 안 되는 직업을 가진 남편은 특유의 성실함과 전문성으로, 나는 나대로 쌓아둔 실력을 풀어 부모님의 이름이 아닌 내 이름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지난 5년간이었다. 물론 부모님의 이름은 여전히 내 이름의 한켠을 장식한다. 받아들이는 것 말고는 다른 수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 5년이기도 했다. 귀향의 거창한 이유를 찾아보려 기억을 더듬어 봤지만 아무리 떠올려도 우리의 선택에는 큰 동기가 없었다. 마치 당연하다는 듯 이루어진 일의 연속이어서 원래 세웠던 계획이었나, 싶기도 하다. 넉넉하지 않지만 우리는 부자가 되려고 정읍에 온 것이 아님을 종종 돌이켜본다. 지금의 상황은 돈만으로는 얻어낼 수 없다. 작은 소도시의 삶은 대체로 잔잔하고 평화롭지만 그 덕분에 사소한 것에도 기쁨을 느낄 수가 있다. 40년도 더 된 노포임에도 기다림이 짧은 맛집, 피 터지는 예매와 전혀 상관없는 여유로운 영화관람, 귀갓길에 선물처럼 나타나는 내장산의 노을처럼 지나치게 사소한 일상들을 성글게 이어간다. 정읍에서의 삶에 조금 더 성실해지는 이유들이다. /유새롬 작은새책방 대표 △유새롬 대표는 성균관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언론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정읍에서 독립서점을 운영하고 있다.

청춘예찬

정읍시의원들 갈등과 반목 해소해야

제9대 정읍시의회는 지난 1일과 2일 제296회 임시회에서 후반기 의장과 부의장, 3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후반기 원구성이 마무리됐지만 선거과정에서 민주당 소속 일부 시의원들의 투표를 보는 시민들의 여론은 지역정치권 전반에 곱지않은 시선을 불러오고 있다. 정읍시의회는 총17명 의원중 민주당 소속이 13명, 무소속이 4명으로 민주당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뜻을 모으면 의회 운영 전반은 물론 집행부 추진사업 방향에도 영향을 줄수 있는 구도이다. 민주당 정읍고창지역위원회(위원장 윤준병)는 지난달 23일 민주당 소속 의원총회를 마련하여 의장과 부의장, 3개 상임위원장에 출마할 후보를 결정했다. 또한, 부의장은 무소속 의원들이 합의해 후보를 내면 양보하여 화합하는 시의회를 만들겠다고 결정한 당론은 시민들에게 좋은 의미를 주었지만 실제로는 지켜지지 않았다. 의원총회는 윤준병 국회의원이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아 민주당 중앙당 지침에 따라 진행됐다. 시의원들도 의원총회 결정을 따르겠다고 동의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읍시의회 임시회에서 실시된 의장단 선거에서는 민주당 의원총회 결과에 반하는 투표수가 나왔으며 표대결로 무소속 의원이 부의장에 선출되는 과정은 당내 의원들간 갈등과 반목이 심하다는 사실만 여실히 드러났다. 선거 이후에는 지역내에서 당론에 반하는 투표를 한 의원 찾기도 이어지고 있으며 강하게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일부 시민들에서는 윤준병 국회의원만 모양새가 우스워졌다는 비아냥도 나온다. 특히 이 과정에서 22대 총선승리로 재선에 올라서며 정읍고창지역 정치권의 리더로 자리매김했다는 윤준병 국회의원에 대한 반발이 표출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총선이후 지역 정치권에 갈등을 해소하겠다고 강조한 윤준병 국회의원의 해법 찾기가 향후 어떻게 제시될지도 궁금하다. 시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은 의원들간 상대적 반목과 갈등의 감정이 향후 정읍시정 추진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의 반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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