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작년에 한·미 간 합의 내용은 올해 연말까지 사드 발사대 1기가 배치되기로 합의했는데, 내가 알지 못하는 이유로 5기를 추가로 올해 4월에 반입된 것으로 앞당겨졌다"고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배치된 사드의 실상이 어떠하냐? 국방위에 가서 제가 알아본 바는 이렇습니다. 현재 한국에 반입된 사드 발사대는 총 6기. 한 기당 8발씩 요격 미사일이 장전되니까 한 번 발사할 분량으로 총 48발의 요격 미사일이 들어왔어야 합니다. 그런데 실상은 단 16발. 사드 요격미사일은 한 발에 100억원이 넘습니다. 나머지 4기에는 장착할 요격 미사일이 없습니다. 당연히 창고에 처박아 두고 있습니다. 활은 들여왔는데 화살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나는 안경환씨가 이 책에서 남자의 성매매와 외도를 암묵적으로 용인하고 있다는 것은 부차적인 문제에 불과하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안경환씨의 글에서 남자는 늘 하나 이상의 서사를 얻고 있지만 여자는 늘 여자일 뿐이라는 것이다. 남자의 서사가 손쉽게 만들어지는 것은 남자들의 행동거지가 부정적이건 긍정적이건 벌써 풍속의 가치를 얻기 때문이다. 풍속이 만들어주고 승인해주는 남자들의 습관은 자주 남자들의 생리나 본성과 혼동되기 때문에 반성을 해도 그 반성의 효과는 없다. 생리와 본성을 어떻게 철저하게 반성할 수 있겠는가.
그저 쿨했다고 표현되어지는 그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의 이야기가 나오니, 갑자기 눈이, 가슴이, 몸이 부글부글 끓는 것 같았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 술집 여자가 되어 나타난 머리를 샛노랗게 물들였던 친구의 얼굴과, 성폭행을 당한 뒤에도 벗어나지 못하고 계속 어울려 다니면서 행위 중에 오빠 너무 좋다고 이야기하던 빨간 스카프를 두른 여자아이와, 나오지 않으면 죽여버린다는 협박에 부를 때마다 번번이 나갔다고 하던, 그때마다 함께 나오는 남자 아이들의 인원이 늘어났다던 밀양 성폭행 사건의 여중생과, 얼마 전 있었던 예산 여고생 집단 강간 사건의 여자아이의 얼굴이 떠올랐다.
꽃보다 누나편이 나가고 아주머니들 사이에서는 크로아티아 여행이 붐을 일었었다. 한국에서도 보기 힘든 교회 권사님을 두브로브니크 올드타운에서 마주쳤던 적도 있었다. 꽃보다 청춘에 나왔던 라오스 방비엥이 강촌 같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들었다. 한국은 온 적도 없는 미국 친구가 방송에 나온 라오스 리조트에 꽉 들어찬 한국 사람 이야기를 할 정도니 말 다했다. 한 번쯤 여행을 왜 가는지, 어디로 가면 좋을지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방송에 나와서, 남이 가니 나도 가는, 여행조차 군중 심리가 작용하는 것 같아 조금은 유감이다.
자유한국당이 당명으로 5행시를 공모하는 2차 전당대회 개최 이벤트를 페이스북에서 하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 5행시 공모전 이벤트는 22일 오전 7시 기준 2,257개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문제는 2천 개가 넘는 대부분의 댓글이 이벤트 의도와 다르게 자유한국당을 비판하는 내용이라는 점입니다. 홍보를 위한 이벤트가 오히려 비판의 자리로 둔갑한 셈입니다. 문자폭탄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나선 자유한국당 상황에서는 댓글을 신고하지도 못하고 난감한 상황입니다. 촌철살인으로 국민의 정치 참여 수준을 보여준 '자유한국당 5행시 공모전', 댓글 중 베스트만 뽑아봤습니다.
나는 〈웨스트 윙〉에서 단 한 사람의 주인공을 꼽아야 한다면 단연 조시 라이먼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시 라이먼은 곧 '똑똑하고 공격적이며 재수없고 유머러스한 수다쟁이 유대계 민주당원' 캐릭터의 새로운 전형이 되었다. 드라마 〈웨스트 윙〉의 성공은 조시 라이먼을 연기한 실제 배우에게도 그와 똑같은 종류의 인장을 남겼다. 조시 라이먼을 연기한 브래들리 휫퍼드 이야기다. 브래들리 휫퍼드는 조시 라이먼과 영 분리되지 못했다. 그는 여전히 이 인장을 떨쳐내지 못했다. 다만 그것을 떨쳐내는 대신 더 나은 방법으로 극복해냈다.
개인정보 탈취가 큰 사회적 문제인 시절이 있었다. 요즘 그쪽은 어째 좀 한산하다. 문제가 해결되지도 않았지만 하도 흔히 벌어지다 보니 그냥 무시하게 된 듯싶기도 하고, 그렇게 탈취한 개인정보를 거래하는 시장 자체가 시시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시장 매물이 너무 많아 가격 형성이 안 되는 것. 그래서 랜섬웨어가 뜬 것으로 봐도 될 듯싶다. 특정 정보를 훔쳐서 팔아 돈을 버는 짓에 비해 불특정 다수를 마구 노려 정보를 못 쓰게 만들고 돈을 요구하는 짓이 훨씬 더 손쉬운 일이기도 하고 돈도 더 번다.
'파워레이'는 낚시하는 드론이다. 무려 '세계 최초'란다. 중국 '파워비전'이 올해 초 '소비자가전쇼(CES) 2017'에서 처음 선보였다. 기본 임무는 여느 드론처럼 무인촬영이다. 활동 공간이 상공이 아닌 물속이란 게 다를 뿐이다. 파워레이는 여기에 몇 가지 기능을 덧붙였다. 본체에 1200만 화소 사진과 4K 동영상을 촬영하는 카메라가 달려 있다. 자체 발광다이오드(LED) 램프와 수중 음파탐지기로 물고기 유인도 한다. 이용자는 스마트폰 화면으로 물속 상황을 감지해 물고기를 더 손쉽게 낚을 수 있다.
경제학자들의 주된 문제의식은 무엇일까요. 왜 청년은 55일 중에 이틀밖에 쉴 수 없었는지, 왜 가장은 한 달에 이틀 또는 사흘만 쉬고 일을 해야 했는지를 설명하는 것일까요. 꽤 많은 사람들은 청년과 가장이 처했던 현실을 두고 노동착취라고 부르겠지만, 노동착취의 문제는 경제학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문제가 아닙니다. 착취가 이루어지고 있는가에 대한 경제학자들의 동의도 끌어내기 쉽지 않습니다.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계약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참여조건이 만족되었기 때문에), 착취라는 개념은 경제학 모델에서 성립할 수 없습니다. 어떤 경제학 교과서의 색인도 '착취'라는 단어를 포함하고 있지 않습니다.
만약 이 의원이 대량의 항의 문자가 아닌 대량의 칭찬 문자를 받았어도 지금처럼 피해를 호소하며 그것이 민주주의의 유린이라고 성토할까? 명백히 아니다. 아마도 아주 자랑스러운 모습으로 기자들 앞에 나타나 시민들의 정치 참여를 침이 마르게 상찬할 것이다. 이는 이 의원이 이번 문자폭탄을 비난하는 이유가 표현의 방법이 아니라 표현의 내용에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내용중립적 근거에서 문자폭탄이 표현의 자유에 의해 보호받을 수 없다고 주장하기는 아무래도 무리일 듯하다. 그렇다면 이 의원에게 보내진 대량의 문자는 법적·윤리적으로 허용될 수 없는 내용을 담고 있는가?
한밤중에 어느 집에서 우연히 발화된 불꽃이 순식간에 24층 건물을 태웠다. 그리고 이것은 고도로 발달한 자본주의 국가의 도시재앙이 어떤 모습인지를 보여주었다. 런던 한복판에 서 있는 검게 탄 이 건물은 여러 상징을 담고 있는 연극 세트처럼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데 사람들의 분노와 애통함은 안타깝게도 현실이다. 이 '후진국적 인재'가 믿기지 않아서, 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일이 21세기 런던에서 일어날 수 있느냐?'라는 말을 한다. 그러나 나는 '어쩌면 이런 일이 21세기 런던이니까 일어났을 거'라고, '이윤'이 가치판단의 중심이 되면, 그 비슷한 일은 어디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돈이 안전보다 우선하는 모든 곳이 세월호이고 그렌펠이다.
한 번 생각해보자. 당신의 부모는 몇 분인가? 두 분이다. 조부모는 몇 분인가? 네 분이다. 증조부모는? 여덟 분이다. 이렇게 세대를 거듭해 올라갈수록 우리의 생물학적 조상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이는 어느 한 개인은 수없이 많은 조상들의 자손이라는 것을 뜻한다. 나보다 20대 위의 조상의 숫자는 104만 8576명이다. 수십대 위로 올라가며 훌륭했던 시조나 파시조를 찾는 것이 무의미하다. 가령 덕수 이씨 중에서 지금 살고 있는 이순신 장군의 후손에게 이순신은 그저 그를 낳아준 수 십만 명의 조상 중의 한 사람일 뿐이다. 그 수많은 조상 중에는 잘난 사람 못지 않게 못난 사람 또한 많을 것이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발표한 형사공공변호인 제도란 수사절차에서 국선변호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돈 있는 사람들은 수사 초기부터 경찰서나 검찰청에 유능한 변호사를 대동해 들어가 조사를 받지만 돈 없는 사람들에게는 그런 것은 언감생심 상상할 수 없다. 정의를 구현하는 수사절차에서마저 불평등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형사사건에서 변호사가 제일 필요한 시점은 사건이 경찰서나 검찰청에 있을 때다. 인권침해가 번번이 일어나고, 사실상 유무죄가 갈리는 게 이때이기 때문이다. 자백을 강요하는 상황에서 피의자가 잘못 발을 디디면 법원에 간다고 해서 사정이 달라지지 않는 게 현실이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 10년'은 김영철에겐 정치와 경제의 몰락기다. 1997년 IMF 외환위기로 시작되어 2008년 금융위기로 끝난 "그들의 잃어버린 10년"은, '좌파 정권이 경제도 망가뜨린' 경험이 되었다. 그 즈음 노인이 된 김영철은, 가정과 사회에서 퇴출당하기 시작했다. 이어진 신자유주의 각자도생과 아이티(IT)와 디지털의 속도와 효율성 속에서, 노인들의 부적응과 소외와 불안은 가속화되었다. 그 와중에 준댔다 안 준댔다 줬다가 뺐다가 한 '20만 원(기초노령연금)'에 대해 김영철은 '박근혜 덕'으로 감사해했다. 가난했던 젊은 시절 그들을 먹고 살게 해 준 박정희와, 다 늙은 지금 자식도 못 주는 20만 원을 매달 꼬박꼬박 통장에 넣어주던 박근혜는, 그들이 사랑하는 '조국'이며, 그들이 지킨 '국가'다.
대입 제도가 마치 수능정시에서 수시학종으로 바뀌는 것처럼 착각하고 있습니다. 수능정시는 이미 대입의 주요 방법이 아니게 된 지 오래입니다. 1/3도 안됩니다. 그나마 남겨놓은 것도 시골에서 머리띠 싸매는 고학생을 위해서가 아니라 '학원빨', '돈빨'로 밀어붙이는 강남, 특목, 자사고 학생들을 위해서입니다. 착각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시험 한방, 이건 돈빨 학원빨로 어떻게 됩니다. 하지만 3년간 학교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것, 이건 돈빨 학원빨로 안됩니다.
8센티 모래를 걷어내면 화강암으로 구성된 경주로 바닥을 5톤의 충격이 오는 시속 60킬로 속도로 뛰니 어깨와 다리가 성한 놈이 없다. 통증 없는 말이 없고, 천지굴건염, 계인대염, 근육통으로 매일 치료받는다. 경주는 더욱 가혹하다. 죽을 힘을 다해 뛰지만, 기수들의 채찍은 멀리서도 들릴 만큼 처절하다. 토요일과 일요일에 열리는 경주에서 매주 한두 마리가 부상으로 숨을 거둔다. 더 이상 경주가 불가능한 장애나 부상을 입어야 고통스로운 경마장을 떠날 수 있다. 산재율 100 퍼센트다. 경마장을 떠나면 더욱 불행한 삶이 기다린다.
문재인 정부가 급격한 부동산 가격 상승과 투기창궐을 원하지 않지만, 부동산 가격의 하락과 부동산 시장의 급랭도 그닥 원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주택시장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선별적 맞춤형 대응방안'이라는 이번 대책의 제목에 문재인 정부의 의중이 그대로 담겨 있다. 그러다 보니 이번 대책은 시장이 예측할 수 있는 수준이다. 박정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한 마디로 이번 대책은 미봉이고 절충이다. 만약 문재인 정부가 지금처럼 부동산과 관련해 확고한 철학도, 정교한 정책도 없이 임기응변식의 대책을 거듭한다면 부동산 시장이 통제불능의 투기판이 되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경위가 어떻든 대통령을 보좌하는 사람이 뉴스메이커가 되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다. 보기에 안 좋은 건 둘째치고 정책에 혼선을 불러올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가 뉴스의 한복판에 섰다. 지난주 워싱턴 우드로윌슨센터 세미나에서 한 발언 때문이다. 세미나에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사견을 전제로 대답했을 뿐이라지만 논란은 불가피하다. 문 교수는 외교안보 분야에서 문 대통령의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그의 말은 곧 대통령의 뜻으로 해석될 소지가 크다. 드러나지 않게 뒤에서 조용히 대통령을 보좌하는 것이 특보의 역할이다. 공식적인 발언은 가급적 자제하거나 최대한 신중을 기하는 게 옳다. 말이 길어지면 설화(舌禍)가 따르기 마련이다.
같은 밥 한 공기를 먹더라도, 저항성 전분이 일반적인 전분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다면 칼로리 섭취를 줄이고 혈당량을 조절하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답니다. 밥솥에서 갓 나온 따뜻한 밥과 비교했을 때, 상온에서 식힌 밥은 약 2배 정도, 냉장고에서 식혔다 재가열한 밥은 약 3배 정도 저항성 전분의 양이 많았답니다. 조리된 밥을 저온에서 식히고 보관하게 되면, 전분의 화학적 구조에 변형이 생기면서 저항성 전분으로 바뀌게 되기 때문인데요. 이렇게 변환된 저항성 전분은 보온 상태를 통해 재가열을 하더라도 상당 부분이 남아있답니다.